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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2005.08.16 22:36

갈기산(5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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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기산~월영산 미니종주

◎소(小)용아장성으로 금강의 물줄기 굽이치고... 낯선 사람들끼리 한날 한시에 모여 어떤 일을 함께 도모한다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그러나 거 일이 ‘산행’이라면 경우가 틀려진다.  산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산을 매개로 만나, 산행이라는 공동목표를 추구하는데 친분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못된다.  생전 모르던 사람을 만나더라도 정겹게 느껴지고, 저도 모르게 안부를 묻게 되는 곳이 바로 산이기 때문이다. 갈기산(595m)은 산세가 마치 말의 갈기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 붙은 이름이다.  비록 고도는 낮지만 산 전체를 암릉으로 치장하고 있어 아슬아슬한 산행재미가 적잖이 쏠쏠하고, 주위로 금강의 너른 물줄기와 호탄리 일대의 아늑한 풍경을 하나 가득 안고 있어 조망 또한 그 규모를 능가하는 산이다. 산행은 대개 호탄리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갈기산을 거쳐 호탄초교로 하산하거니 그 반대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경우 산행시간이 너무 짧고 갈기능선의 진면목을 만끽하기에 아쉬운 점이 많아 외지 산악인들에게 그다지 추천할만한 코스가 못된다.

 

이보다는 충남 금산군에 형제처럼 이웃해 있는 월영산(月影山)까지 발길을 늘려 가선리 방면으로 하산하는 것이 재미로 보나 시간으로 보나 더욱 만족스러울 것이다. 영동군 이원면에서 501번 버스를 타고 잔잔한 금강의 물결을 따라 들어가니 정면으로 갈기산의 당당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름 그대로 말이 갈기를 흩날리며 질주하는 듯한 형상이다. 산행기점이 되는 주차장은 대형버스 대여섯대가 너끈히 차를 댈 수 있는 넓은 공터다.가운데 간이화장실까지 있어 들머리나 하산지점으로 손색이 없다. 주차장에 바로 나 있는 등산로를 따라 발길을 옮기면 초반부터 빡빡한 암릉 오르막이 이어진다.

 

강바람에 부식된 돌조각들이 걸음을 떼 놓을 때마다 발밑에서 부스러진다.  같은 거리, 간은 경사라도 육산과 암릉은 그 느낌이 천지차이다.  디딜 곳을 찾아 이리저리 발을 옮겨야하고 간혹 네발로도 걸어야 하는 암릉이 덜 지루하게 느껴지는게 사실, 가파른 오르막을 쉴틈없이 오르고 나니 15분만에 헬기장에 도착한다. 벌써부터 갈기산자락 아래로 길게 누워 있는 금강이 한눈 가득 들어온다.  낮은 산을 속도감 있게 오른 탓인지 고도감이 부쩍 느껴진다. 소나무가지를 피해가며 구불구불한 암릉을 오르내리기를 30여분. 어느새 정수리가 하나의 거대한 바위덩어리인 갈기산 정상에 도착한다. 금강의 푸른 물줄기가 아까보다 더 멀리 뻗어있다. 정상에서 금강너머로 바라보니 병풍처럼 암릉을 휘두르고 있는 천태산이 충북의 산답게 옹골차게 서 있다. 주상절리 암릉을 커튼처럼 겹겹이 드리워진 모습은 규모만 작을 뿐 그 기세나 형상은 설악산의 용아장성과 다를게 없다.  금강줄기를 휘두른 모습은 강촌의 감악산을 닮았고 공룡 등처럼 양날을 가파르게 세우고 있는 외다리 능선은 사량도 지리망산의 바위능선과 흡사하다.  조물주가 여러 산의 좋은 점만을 쏙쏙 뽑아서 갈기산을 빚어놓은 게 틀림없다.   이 곳은 멋있는 경관에 넋을 잃다보니 자칫 주의가 흐트러져 사고 나기 쉬운 구간이다.  위험하다싶은 곳에는 어김없이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별다른 어려움은 없지만, 해빙기일 경우에는 갈라진 바위들이 허물어지기 쉬우므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갈기산에서 출발한지 1시간 여만에 무덤이 들어앉은 성인봉에 올라선다. 중간에 소골계곡으로 빠지는 등하산로 하나가 뻗어있다.  월영산 남쪽에 자리하고 있는 성인봉(국사봉)은 중국의 성인 안자(顔子)의 이름을 본뜬 안자봉과 자사봉을 연달아 토해놓으며 월영산까지 맥을 이어나간다.  우리산 봉우리에 느닷없이 중국 성인 이름이 붙은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자사봉 널찍한 마당에서 숨을 고르고 마지막 남은 월영산을 향해 신나게 발길을 옮긴다.달맞이산이라고도 불리는 월영산은 예로부터 금산군 양산면 일대 주민들에게 풍흉(豊凶)과 수마의 재앙을 알려주는 영험한 산으로 알려져왔다.  정월대보름날 비들목재를 중심으로 북쪽인 월영산에 달이 뜨면 풍년, 남쪽인 성인봉에 달이 뜨면 흉년이 든다 하고, 월영산 중턱에 구름이 걸치면 큰 장마가 진다는 설이 지금까지도 내려오고 있다.정상에서는 사선리로 하산방향을 잡는다.  하산길을 장식하는 기막힌 절경에 마음을 뺏겨 도무지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길이 가파르지만 않다면, 바닥이 미끄러운 돌흙길만 아니라면 결코 빨리 내려오느라 놓치고 싶지 않은 아름다운 풍광이다. 산중턱의 농가앞 무덤으로 내려서니 총 3시간 45분이 걸린 셈이다. 

 

 하산지점은 월영산 유래를 적은 표지판과 하얀 입석이 서 있고, 맞은편으로 대형버스 예닐곱대를 넉넉히 세울 수 있는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찾아가기::서울-영동: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세 차례 운행하는 영동행 고속버스 이용(3시간 20분 소요)영동-양산면: 호탄리까지 1일 4회 운행되는 버스이용 경부고속도로 옥천IC→이원면→501번 도로→학산면 지내리→호탄리 주차장

 

▲Bonus!: 93년 학산면사무소 직원들이 개발한 지내리 산행코스도 많이  애용되고 있다. 완만한 코스와 달리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긴장감이 있는 산행을 선호하는 산악인이 즐겨찾는다.  초반에 땀을 쭉 빼고 가볍게 하산을 하려면 지내리에서 시작해 호탄리로 빠지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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