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등반리더 : 이운배, 박성록, 김미숙, 양주종, 신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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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홍익21 동문 백두 대간의 후기를 위주로 작성한 것입니다.


이번 백두는 창종이 아버님의 별세로 문상팀과 백두팀으로 나누어 진행하기로 했다. 나도 낮에 문상을 하고 대전에서 영만이 차로 함께 올라와 부랴부랴 산행 준비를 하고 동대문으로 향한다. 그런데 10시쯤 영만이가 팔에 통증이 있어서 백두에 참여치 못한다는 전화가 왔다.

동대문에 도착하여 조금 있으니 덕우가 배낭을 메고 걱정 어린 얼굴로 나타났다. 영수는 11시쯤에 온다는 연락이다. 둘이서 조촐한 출정식을 위해 생맥주 한잔씩 기울이고 주차장에서 영수의 마중을 받는다. 영수는 설악산을 갈려다 덕우와 나만 둘이서 백두를 하는 것 같아 같이 하기 위해 백두로 왔다고 했다. 배려에 감사한다.

귀가 얼어 붙을 것 같은 추운 날씨다. 그래도 11시에 버스는 동대문을 출발한다.

수면을 취하려 하지만 뒤척거릴 뿐 잠이 오지 않는다. 어느덧 새벽 1시 30분쯤 단양 휴게소에 도착하여 우동으로 배를 채우고 이런 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낸다. 영수는 역시 스포츠 웨어에 관한 일을 하는지라 사람들의 등산복 패션에 대한 추세를 유심히 살핀다.

3시 20분에 휴게소를 출발하여 4시쯤에 꼬불꼬불한 고개 마루를 올라 이번 백두의 출발지인 저수재에 도착한다. 요들의 신 대장님이 오늘 산행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기온이 영하 18도이며 눈이 10cm 정도 왔고 바람이 세차므로 스패츠, 아이젠 그리고 자켓 등을 준비 할 것을 당부한다. 산행 준비를 마치고 버스에서 내리니 차가운 바람이 옷 속을 파고든다. 벌써 얼굴의 안면이 얼얼해지기 시작이다.

덕우, 영수와 같이 후미에서 산행을 오르기 시작한다. 30분 정도의 가파른 언덕을 오르니 촛대봉 표시석이 보인다. 아직 주변은 어둡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친구들과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간간이 서서 기다린다. 두 친구는 이번이 백두가 처음이라 혹시나 하여 길 찾는 법 등을 이야기해 주었으나 내심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막상 산행을 하니 백두 길 이외에는 눈으로 덮여서 다른 길로 빠져 나갈 확률은 적다. 오히려 눈이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나는 처음에는 덕우의 뒤에서 같이 산행을 했고 영수는 앞서 나갔다. 덕우의 아이젠이 꽉 조이질 않아서 자꾸 아이젠이 풀리며 시간이 지체되며 뒤로 쳐지기 시작한다. 간격을 좁히려 나는 바람이 불지 않는 곳에서 덕우가 올 때 까지 수시로 멈춰서 기다린다. 그러나 날이 추워서 해가 뜨기 전까지는 오래 머물 수가 없다. 앞서가던 영수가 배재에서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방향을 몰라 대기하고 있다.

백두 길은 표시기를 따라 가면 된다고 일러주고 같이 걷기 시작한다. 흙목 정상에 올라서니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시간을 보니 그런대로 산행 속도가 정상이다. 덕우가 많이 쳐져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이제부터 아침 먹을 장소를 찾기 위해 그냥 앞으로 가기로 한다. 선행자 들이 머물던 자국이 있는 바람이 불지 않는 곳의 장소를 택해 준비를 한다. 물을 끓여서 컵라면을 데우고 있는데 다행이 그리 늦지 않게 마침 덕우가 도착한다. 버너의 불에 손도 조금 녹이고 하지만 워낙 추운지라 부랴부랴 아침을 때우고 출발을 서두른다. 중간에 설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 하는데 이런! 사진기가 또 말썽이다. 짬짬이 다시 동작을 시켜 보지만 듣지를 않는다. 어렵게 산행을 처음 왔는데 좋은 추억거리를 해주지 못하게 되서 여간 섭섭하지가 않다.

멀찌감치 도솔봉에 오르는 계단 길이 보인다. 계속되는 오르막에 친구들이 힘들어 한다. 계단길을 올라서면 도솔봉인 줄 알고 죽을힘을 다해 오르면 또 오르막이고 그렇게 서너번을 하니 나중에는 약이 올라 지칠 대로 지친 얼굴들이다.

도솔봉에 올라 시간을 보니 12시 20분. 그런대로 잘 진행한 것 같다. 마침 난근이에게 전화가 왔다. 창종이 문상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 가는 중이란다. 친구들이 걱정돼서 전화했단다. 다시 사진기를 만져 보지만 되지를 않는다. 하는 수 없이 핸드폰 카메라로 기념 촬영을 대신한다.

이제부터 삼형제봉까지가 조금은 힘든 구간이라 했다. 그런데 영수가 갑자기 무릎 뒤쪽 근육 통증을  호소한다. 덕우는 앞서 가고 나는  응급 구급낭에서 압박붕대를 꺼내 영수에게 조치를 취한 후 같이 동행을 한다. 뒤에서 보니 무척 힘들어 한다. 탈출로도 없다.

앞으로 최소 3시간은 더 가야 한다. 걱정이다. 영수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 않되니 나보고 먼저 내려가서 그냥 버스를 출발시키라고 한다. 저 멀리 펼쳐진 봉우리를 바라보니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삼형제봉우리가 어떤 건지 알 수도 없다. 그냥 짐작으로 여기쯤이겠지 하고 간다. 간간이 이정표가 나오면 그제야 시간 간음을 할 수 있다. 그렇게 천천히 움직이니 영수의 상태가 조금은 나아진 것 같다. 거의 마지막 내리막길쯤에서는  영수가 스틱을 짧게 접어서 지치면서 엉덩이로 눈썰매를 타고 내려 온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오히려 걷는 것 보다 미끄러져 내려오는 게 편할 줄도 모르겠다.

마지막 이정표에서 신현기 대장에게 전화를 하니 덕우가 이제 막 도착했단다. 나도 이제는 거의 다 내려 온 것 같아서 영수에게 천천히 내려 오라며 먼저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백두는 역시 꼬리가 길다. 내려서 8부 능선 길을 걸으니 더 첩첩 산중으로 들어가는 모양이다. 이리저리 돌아가니 별안간 길이 나타나며 오늘 산행의 종지부를 찍는다.
총 산행 시간 12시간 30분.

식당으로 이동하여 뜨뜻한 순두부에 늦은 점심과 소주 한잔으로 오늘의 산행을 잘 마무리했다.

굉장히 추운 날씨에 눈으로 덮인 백두에 처음으로 참여하여 완주한 덕우, 영수 두 친구에게 뜨거운 가슴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정말 수고했습니다.


* 오늘 산행 정리
1. 일      자::2006.2.4~5일
2. 참석인원::!!!!!명
3. 날      씨::맑음
4. 산행구간::저수재~촛대봉~뱀재~묘적령~묘적봉~도솔봉~삼형재봉~죽령
5. 소요시간::9시간 30분~12시간20분
6. 산행거리::18.3Km (어프로치 거리 제외)
7. 총진행거리::347.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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