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등반리더 : 이운배, 박성록, 김미숙, 양주종, 신재근
since 창립일 : 1981년 10월 19일 / 홈페이지 2001년 8월 9일 / E-MAIL : sansaram@korm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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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를 올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총무님께서 산행기를 올리셨기에
저도 올려 봅니다.



한계령에 대한 몇 가지 기억이 있습니다.
약 20년 전 처음으로 양양 쪽에서 한계령을 넘을 때, 한계령휴계소의 절묘한 자리매김과
잘 지어진 건물-실제로 한계령휴게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축가인 고 김수근님의 작품
입니다-에 빠져 언젠가 저 휴게소에 내려 뜨거운 커피 한 잔 마시며 쉬었다 가리라
작정했지만 아직까지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 두 번째는 구비구비 한계령을 오르는 버스 안에서 좌석을 옮겨가며, 차창에 머리를 박고
바라보던 그 기기묘묘한 암봉이 마냥 좋았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좋다기보다는 敬畏의 대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대학시절부터 지금까지 읊조리는 노래가 있습니다.
“저 산은 내게 우지 마라 우지 마라 하고 발아래 젖은 계곡 첩첩 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 내리네
아~ 그러나 한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 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이제 그 길을 떠납니다. 하지만, 그 곳은 출입통제구간이고, 대간 길 다른 어떤 곳보다도
감시가 삼엄하기로 유명합니다. 그런 이유로 부득이 역 종주를 택하지만 그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지난 강원도 지방 폭우로 인하여, 한계령에 이르는 44번 국도가 아직까지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이고, 그런 까닭에 10번 지방도로를 따라 필례약수를 지나 44번 도로에 접속해야
하는 긴 길입니다.
게다가, 필례약수에 이르는 도로마저 심하게 망가져 있었고, 그보다도 쏟아져 내린 바위
덩어리와 토사, 그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는 얼핏 보아도 참담하였습니다.
“내려가라” 하는 것 같습니다.

예정보다 조금 늦게, 한계령 정상 못 미쳐 들머리에 도착합니다. (03:40)
배낭을 들쳐 메고 나서보니, 도로에는 아직도 폭우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만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별들이 반짝입니다. 버스가 정차한 곳 바로 뒤에 초소가 보입니다.
이른 시각이라 근무자는 없습니다만 오래 머물 수는 없고 빨리 들머리를 찾아야 합니다.

초소 바로 뒤로 철조망이 약간 들려 있습니다만, 배낭을 밀어 넣고, 말 그대로 철조망 통과
하듯이 해야 지날 수 있습니다. 인원이 많은 우리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방법입니다.
한계령 정상 쪽으로 가면 철조망이 끝나는 지점이 있다는 선답자의 글을 떠 올리며 그리로
향합니다.
철조망이 끝나는 지점에서, 철조망을 지나 다시 초소 쪽으로 이동합니다.

초소 뒤에서 출발합니다. (03:50)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르지만 이내 선두그룹이 멈춰 섭니다.
폭우에 등로가 유실되어 제대로 된 길을 찾지 못하고 이리 저리 길을 찾습니다.

사면을 타고 오릅니다.
흙은 무너져 내리고, 나뭇가지조차도 쉽게 뽑혀 나갈 것 같아 잡기가 두렵습니다.
게다가 암릉지대를 염두에 두고 펴지 않고 배낭에 걸어 둔 스틱은 가지에 걸려 발걸음을
잡아 댕기며, 번번이 뒷사람의 신세를 지게 만듭니다.
5분여 오르니, 제법 넓은 군 진지가 보입니다.
제대로 등로에 들어 섰습니다.

“천연보호구역”이라는 돌기둥과 “자연휴식년제구간 식생조사구” 라는 표지가 보입니다.
바람이 구름대신 안개를 몰고 다니는 길을 갑니다.
20여분쯤 진행하면 커다란 암봉을 만나게 됩니다.
첫 번째 암릉 구간입니다. (04:20)
바위를 잡고 하나 올라서고, 두 번째는 처음 것보다 좀 더 높게 올라섭니다.
세 번째 바위에서 잠시 리더를 기다립니다.
“미끄러운 바위가 아니니까, 체중을 앞으로 실어주고, 바위를 잡고” 오랍니다.
마지막 바위는 평범하게 통과하고 내려서니 작은 안부에 도착합니다.

선두그룹이 쉬고 계시고, “자일, 사다리 등 노후시설이 철거되어 통행이 불가합니다” 라는
출입금지안내 표지판이 보입니다. (04:33)
속속 일행 분들이 도착하면서 안부가 비좁아 집니다.

좌측으로 외나무 사다리가 있습니다.
선답자의 산행기에서 본 그대로 입니다. 나무 줄기를 밟고 올라서, 바위 사위를 지나
내리면 두 번째 암릉 구간은 생각보다 쉽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04:35)
뒤에 오시는 분들을 돕는 리더를 기다리지만, 기다리는 장소가 좁아집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싶지만, 좁은 곳에서 모여 있는 것이 더 위험할 것 같아 리더를 기다리지
못하고 조심스레 진행합니다.

등로가 유실되고 나무뿌리가 노출된 지점을 건넙니다.
좌측 위로 암릉이 보이고, 가는 로프가 매여 있습니다. (04:45)
물에 젖은 바위를 조심스레 오르고, 그대로 내려 서며 세 번째 암릉 구간을 지납니다.
여기서 좌측 바위로 길이 나 있지만, 내려서는 길이 다른 구간보다 험악한 구간인지라,
제대로 된 길인지 의심하며 다시 길 찾기에 분주합니다.

리더가 도착하여 길을 확인하고, 그 험악한 구간을 지납니다.
바위를 잡고 돌아서 절벽을 지나고, 다시 내려서고, 세워진 나무를 디디고 내려 바위
하나를 더 내려서면 위험한 네 번째 암릉을 지납니다. (05:06)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주위도 어렴풋이 밝아 오고 있고.

계속 좌측으로 진행합니다. 암릉 사이를 오르던 중, 우측의 바위에 올라 가 봅니다.
안개 사이로 보이는 암봉이 버스로 한계령을 오를 때 본 것 중의 하나일거라 생각이 들자
가슴이 뛰기 시작합니다. 짜릿한 흥분이라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것 같습니다.
희미하게 한계령 오르는 도로도 보입니다. (05:17)

멋진 암봉과 주목으로 보이는 나무가 계속 이어지면서 짙게 몰려오는 안개를 원망합니다.
조금 더 진행하니 J여사님이 낙상하셨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런대로 견딜만하시다고 하시지만 상처가 심한 것 같아 걱정입니다.
힘들었지만 여기까지 잘 오셨는데.

조금 더 진행하면, 가는 로프가 달린 마지막 암릉에 도착합니다. (05:30)
지나온 것들에 비하면 수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조심해서 내려오고, 이제는 평탄한 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10여분 더 진행하면 이정표가 세워진 삼거리 – 필례골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한계령과 망대암산이 각각 2.0Km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배낭을 내려 쉬며, 스틱을 폅니다. 여기에서 J여사님은 리더의 응급처치도 받고.

내리막 산죽 길이 이어집니다. 주위를 둘러보며 삼각점이 박혀 있을 만한 곳을 찾아보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1,157.6봉을 확인하지 못하고 지납니다.
종주자의 텐트도 지나고(06:05), 산죽 길을 따라 계속 고도를 낮춥니다.
속절없이 까먹는 고도를 아까워하며, 대간 길을 제대로 따르는지 확인합니다.
고도표상으로는 1,157.6봉에서 십이담계곡 갈림길까지 200여m를 줄곧 내리니 맞습니다.

넓은 공터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십이담계곡 갈림길입니다. (06:13)
좌측으로는 십이담계곡을 지나 주전골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대간 길은 직진입니다.
별 다른 휴식 없이, 잃어버린 고도를 되찾으려 다시 오름 길을 갑니다.
완만한 오름 길이 이어지고, 안개 자욱한 숲 속으로 옅은 햇살이 비춥니다.
때맞춰 불어 주는 한 줄기 바람과 함께 싱그러운 숲 속의 아침을 만끽합니다. (06:30)

망대암산까지의 완만하지만 긴 오름 길은 숲인지라 조망이 없습니다.
대신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습니다.
해가 중천에 뜨기 전에 부지런히 가야 하는데, 꽃 구경하고, 사진 찍으며 쉬엄 쉬엄 갑니다.

망대암산 직전 오름 길 좌측으로 커다란 바위가 보입니다. 바위를 보며 좌측으로 돌아
오릅니다. 우측으로는 봉우리를 우회하는 길이 보이고, 좌측의 바위를 타고 넘어 갑니다.
작은 바위가 박혀 있는 망대암산(1,236m)에 도착합니다. (07:06)
정상에는 아무런 표시도, 정상석도 없습니다.

전에는 산림청 푯말이 있었다고 하고, 귀떼기청부터 서북능선을 지나 대청봉과 가까이
점봉산의 조망이 좋다고들 하던데, 푯말의 글씨는 사라졌고, 바람이 안개를 몰고 와 모든
것을 감춰버렸습니다.
배낭 내려서 물 한 모금 마시며 쉬어 갑니다.

이제 점봉산으로 갑니다.
암릉 길 사이 잡목 숲을 지나는데, 나무에 물기가 가득합니다. 선두 분들이 지나가셨을
텐데, 물기가 그대로 있다니 혹 망대암산에 안 오르시고 우회하신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금 더 가면 우회 길과 합류하게 되고, 잠시 후에는 대민계도문을 만나게 됩니다. (07:18)

주목을 무단으로 채취해 가지 말 것이며 혹여 그런 것을 목격한다면 신고해달라는 내용인데,
아직도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니 답답할 노릇이지만, 그렇다고 “民”을 아직도 계도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처사도 마뜩찮습니다.
그건 그렇고 금지구간인데 신고하면, 신고한 사람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정상참작?

등로 바로 옆에 선 멋진 주목을 지납니다. (07:24)
키 작은 고산식물이 널려 있는 등로에는 자갈이 깔려 있어 발바닥을 힘들게 하고,
굵은 땀방울도 뚝뚝 떨어집니다.
안개가 몰려오지만 더위를 가시기에는 부족합니다.
그러나 저러나 점봉산에서의 조망이 걱정됩니다

공터가 넓게 펼쳐 진 점봉산(1,424m)에 도착합니다. (07:41)
입구 쪽에 조망안내도가 있습니다. 가리봉부터 설악의 귀떼기청을 거쳐 대청, 멀리
동해까지 조망되는 것으로 그려 놓았습니다만,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정표가 보이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한계령에서 9.0km를 왔습니다.
(←한계령 9.0Km, → 단목령 6.2Km, ↙귀둔 4.8Km, ↘곰배령 3.3Km)

정상석을 찍고, 추모비(故 ㅇㅇㅇ, 점봉에서 넌 산이 되는구나)와 삼각점(설악 26)을
확인하고, 이정표 뒤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우리 팀에 합류해 아침을 먹습니다.
아침을 먹는 중에 잠시 안개가 걷히면서, 서북능선이 한 눈에 드러납니다.
드디어 설악을 보게 되니, 감격 그 자체입니다
귀떼기청봉의 도드라진 삼각형 자태며, 소청에서 대청까지의 미끈한 능선이 보입니다.
충청의 축구공과 중청산장까지도 식별이 가능합니다.

해가 떠 오르고, 안개도 걷히는 것 같아 식사 후에는 더 좋은 조망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여기며 사진 촬영을 하지 않았는데 결국 점봉산은 더 이상의 조망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망대암산, 만물상, 작은 점봉산 능선은 다음에나 보라 합니다.
증명사진을 남기고, 정상 주위의 야생화도 사진에 담습니다.
일행 분들이 속속 도착하시면서 오랜만에 단체사진을 찍어보기도 합니다.

갈 길이 멀기에 마냥 쉬며, 놀다 갈 수 없어 점봉산을 떠납니다. (08:25)
이제는 “내려 가라” 하며 “지친 내 어깨를” 떠밉니다.
정상석 뒤 좌측으로 길을 잡습니다.

정상에서 5분여 내려오면, Photo Point를 지납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만물상과 소청~대청까지의 능선을 바라보며, 점봉산에서의
아쉬움을 달래 봅니다. (여기보다는 바로 옆의 암릉이 더 좋은 전망을 제공합니다.)

잠시 후, 단목령까지 5.7Km 남았다는 이정표(점봉1)를 지납니다. (08:38)
이 이정표는 이후 0.5Km 간격으로 나타나지만, 현 위치를 GPS좌표로만 표기하고 있어
썩 친절하게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6분 후에는 너른이골 갈림길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납니다.
(←점봉산1.0Km, →단목령 5.2Km, ↓너른이골 5.0Km)
이곳이 지도상의 홍포수막터로 짐작됩니다.

길은 계속 내리막 입니다.
나무계단을 설치하고, 흙을 채워 넣은 포대로 생태복원을 시도하는 지점을 통과합니다.
포대에 스틱 촉이 닿지 않도록 주의하며, 계단 쪽으로 내려 옵니다. (08:50)
숲 길에서 삼각점 같은 것을 몇 개 보지만, 봉우리도 아니고 삼각점이 아닌 것 같아
무시하고 진행합니다.

두 번째 너른이골 갈림길을 통과합니다. 이곳이 오색사거리인 것 같습니다. (09:00)
(→단목령 4.5Km, ↓너른이골 4.5Km, ↑오색리 3.0Km)
숲 길에 햇볕이 들기 시작합니다. 갈 길은 멀고, 아직 9시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숲에
햇볕이 들면 땀을 얼마나 더 빼야 할지 걱정입니다.
세 번째 너른이골 갈림길에 다다릅니다. 오색삼거리입니다. (09:13)
(점봉6, ←점봉산 3.0Km, →단목령 3.2Km, ↓너른이골 3.6Km)
대간 길은 직진입니다.

이제 지루합니다. 하품도 나오고.
낮은 봉우리를 올라섭니다. 좌측으로 삼각점(설악 458)이 보입니다.
단목령 직전의 855.5봉 입니다. (10:02) 점봉산에서부터 무려 570m를 까 먹고 왔습니다.
나무계단을 지나고, 산죽 길을 지나고 드디어 단목령에 도착합니다. (10:08)
오늘 산행의 절반쯤 진행한 것 같습니다.

장승과 이정표, 나무의자가 놓인 넓은 공터입니다.
배낭 내리고, 물 마시고, 수통 들고 우측의 계곡으로 내려 갑니다.
불과 1~2분의 짧은 거리입니다. 시원한 계곡물이 흐릅니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계곡 물에 들이밀고 땀을 식힙니다. 수통도 채우고.
올라오는데 눈이 침침합니다. 벗어 두었던 안경을 안 챙겼습니다. 어디에 뒀더라?

단목령에 되돌아와, 사진 찍고 잠시 더 쉬어 갑니다.
25분여 동안 완만한 오름 길을 지나면 나뭇가지 사이로 만물상 쪽이 조망됩니다.
길은 우측으로 휘어집니다. 표시는 없지만 875봉으로 짐작됩니다. (10:45)
점봉산에서부터 여기까지 설악 서북능선과 나란히 달리다가 남동쪽으로 이어집니다.

조금 더 가서 쉬어 갑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1,020봉으로 짐작되는 봉우리에
오르기 위함입니다.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봉우리에 올라 섭니다. 1,020봉인가? (11:11)
여기서 12분 정도 내리막 길을 따르면, 표시기를 주렁 주렁 매달고 있는 큰 나무
-물푸레나무? – 가 서 있는 북암령에 도착합니다. (11:23)
돌탑이 있다고 했는데 어디 있는지 안 보이고, 조침령까지는 7.0Km 남았다고 합니다.
설피밭으로 가는 마지막 탈출로이기도 합니다.

북암령을 지나 오르막 길을 따릅니다.
1,136봉으로 오르는 길은 온통 멧돼지가 밭을 갈아 놓았습니다.
긴 오르막 입니다. 힘들다는 생각조차도 나지 않고 습관처럼 그저 발이 나가고, 스틱이
나갑니다. 눈에 띄는 들꽃조차도 줄었습니다.
햇볕이 내리쬐는 봉우리에 도착합니다. 속초24라는 삼각점이 박힌 1,136봉 입니다. (11:53)
조망도 없고, 햇볕을 피할 수 없으니 계속 갑니다.

잠시 내려서는가 싶더니 다시 오르기 시작합니다.
수풀이 짙게 우거진 곳을 지납니다. 약간 평평한 곳을 지나며, 이곳이 1,133봉인가
생각하지만 생각뿐입니다. 표시도 없고, 수풀이 우거져 짐작이 안 됩니다. (12:20)
기계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양수발전소에서 나는 소리겠지요.

현 위치를 양수발전소로 표시하는 이정표와 저수지에 들어 가지 말라는 경고판을 만납니다.
북암령에서 2.5Km, 조침령까지는 2.0Km로 표기했는데 누군가 3.2Km로 정정했습니다.
이 부근이 962봉으로 짐작됩니다. (12:31)

몇 개의 출입금지 경고판을 지나지만 언제부터인가 혼자서 산 길을 걷습니다.
얼마쯤 가니 우리 팀이 쉬고 있습니다. 경고문이 보이고, 조침령, 단목령 방향만을
지시하는 불친절한 이정표가 있는 1,018봉 입니다. (12:47)
마지막으로 배낭을 비웁니다.  여기서 길은 좌측으로 휙 꺾어집니다.

이제 고도를 낮출 때도 된 것 같은데 또 봉우리 하나를 지납니다.
숲 길을 따라 15분쯤 가면 Photo Point가 나옵니다. 943봉으로 짐작합니다. (13:14)
멀리 동해바다가 보일 것 같건만 안개 때문에 뿌옇고, 약수산으로 짐작되는 봉우리도 희미하게 보입니다만, 구룡령 오르는 56번 국도만이 선명하게 산 중턱을 가르며 지나 갑니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양수발전소의 하부댐이 잘 보이는 곳에 이르게 됩니다. (13:18)

힘이 듭니다.
빨리 조침령에 내려서고, 쇠나드리 계곡에서 알탕을 즐기고 싶건만, 쉽게 내려 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봉우리가 또 보입니다.
잠시 배낭을 내리고 물 마시고 쉬어 갑니다.
불친절한 이정표가 서 있고, 안쪽으로 표지판과 삼각점(속초 308)이 있습니다.
900.2봉 입니다. (13:32)

생태복원 조림지 안내판을 지나고(13:48), 벤치 시설을 갖춘 전망대를 지납니다. (13:53)
절벽 아래로는 서림리로 향하는 임도가 보입니다.
전망대를 지나, 나무테크를 타고 내려오면 입산통제 경고판(단목령~한계령)과 백두대간
등산로 안내판을 만나게 됩니다.
안내판과 경고문이라. 가라는 건지, 가지 말라는 건지 약간은 혼란스럽게 됩니다.

이제 고스란히 햇볕을 맞으며, 임도를 따라 내려 갑니다.
조침령 표지석을 지나고, 지난 구간 하산한 지점을 통과합니다. (14:00)
통제구간을 뚫고, 폭염 속에서 10시간 10분의 산행을 마치고 또 한 구간을 마무리합니다.
다음에는 드디어 설악에 들어 갑니다.


* 오늘 산행 정리
1. 일자: 2006.8.5~6
2. 참석인원: 28명
3. 날씨: 맑음
4. 산행구간: 한계령~망대암산~점봉산~단목령~북암령~조침령
5. 소요시간: 10간 10분(접속구간 제외)
6. 산행 거리: 18.25m(접속구간 제외)
7. 총 진행 거리: 615.65Km
8. 기타:
- 부상을 입고도 일행들이 걱정이 되셨는지 임도까지 마중 나와주신 J여사님.
  떨어뜨린 모자까지 챙겨주셨더군요. 감사합니다.
어떠신지요? 다음 구간에도 뵐 수 있을지? 조리 잘 하세요.
- 望對巖山은 주전골에서 만드는 주화를 훔쳐가는 도적을 감시하던 곳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도적들이 망을 보던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
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여간 망을 보았던 장소였던 만큼 조망이 좋았다는
얘기겠지요.
- 북암령은 양양의 소금장수들이 들락거리던 길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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